황수관 박사 별세 하니 생각나는 것.(정정) 생각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황수관 박사 하면 제가 직접 겪은 일이 있습니다. 그리 좋은 일은 아니고, 좋은 기회를 잡아서 하는 포스팅은 아닙니다만 언젠가 한 번은 할려고 마음먹었던 터인데 이 기회를 빌어 한번 해보겠습니다.



잘 아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황수관 박사는 (정정)2000년에 국회의원 선거에 나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것도 제가 살던 동네 국회의원으로.  민주당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었죠.

그리고 전 그 선거 유세를 처음부터 끝까지 봤습니다.


그때 학교에서 내준 숙제 중 하나가


"얼마 안 있으면 선거가 있을텐데 선거 전에 유세를 한다.
어디어디서 후보들이 전부 모여서 유세하니까 그걸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고 감상문을 써 오도록"



그래서 유세지로 가서 그걸 처음부터 들었습니다.


대략 1번 후보는 한나라당이었는데 지역에서 유명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름만 대면 아실 분들은 아실 지 모르겠는데, 한나라당 사무총장까지 했던 거물입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지 좀 되었지만요. 2번이 황수관 박사였고 3번은 전혀 기억이 안나고...

그리고 희한했던 게 4번인가 5번 후보가 청년진보당(이름이 맞나 모르겠습니다. 어렴풋이 NL계로, 그리고 현 민주노동당의 전신으로 기억만 하고 있긴 합니다만 틀릴 것 같네요. 예전에 무슨 금서 전시회 그런것도 하고, 붉은 띠를 두른 젊은이를 마스코트 비스무레한 걸로 쓰는것 같았습니다.) 후보였죠. 당시에는 놀랄 일이었지만요.


어쨌든 처음 간 유세장이었고, 어렸을 때라 투표권이 없었지만 황수관 박사라는 유명한 사람이 나오는 만큼 나름대로 기대를 하면서 과연 국회의원 유세때는 어떤 말을 할까, 어떤 이야기가 오갈까 기대했습니다만...







제 기대는 순식간에 망가졌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때 하필이면 1번 후보가 무슨 비리네 뇌물이네 하는 소문이 파다했던 터라, 그 양반은 단상에서 한 말 중 1/2 이상이 자기 변호였고, 황수관 박사는 단상 올라가자 마자 1번 후보를 신나게 까는데 집중해서 정작 내가 뭘 하겠다는 말은 거의 안하는 등... 민주당 종특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지금이었다면야 실컷 비웃으면서 봤겠지만 그 때에는 나름 기대도 했었고, 거기다가 황수관 박사라는 네임 밸류 덕에 이 사람은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습니다만, 흔히 말하는 기존 정치인과 비교해 봤을 때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 광경에 그만 대 실망을 했었습니다.




여담으로 그 청년진보당인가 하는 당에서 나온 후보는 여성 후보였는데, 자세히 기억은 안납니다만 분노와 증오로 가득찬 발언을 내뱉더군요. 대략

"여러분, 이 선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이 선은 오천만원짜리(확실하지 않음) 선입니다. 이거 못 내면 여기 못 올라옵니다. 다른 정당 후보들은 돈이 많지만! 저희같은...(운운)"

부터 해서 자세히 기억은 안나지만 기성세대와 자본가(..) 세력에 아주 증오를 마구 쏟아냈죠.





그렇게 제가 직접 가본 첫 유세장은 실망과 당혹감으로 가득했습니다. 왜? 라는 의문이 가득했고, 실제로 숙제를 발표할 때 그런 면을 좀 드러냈습니다만 선생님은 별반 말씀이 없으셨죠.


그날 이후로 전 황수관 박사에 극도로 실망했다가 최근에 들어서 그런 감정이 많이 희석되었습니다.

덕분에 정치판에 그 어떤 양반이 올라와도 '그놈이 그놈' 이라는 생각이 생겨 버렸죠. 크게 틀린것 같지도 않습니다.





그 일이 있은 지 벌써 (정정)12년쯤 지났네요. 이제는 인터넷에 찾아 봐도 그 당시 선거 포스터 한 장 찾기 어려운, 역사 속으로 묻혀버렸고 그날 일어났던 일은 제 머릿속에 쌓여 퇴색되었지만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은 아직도 한 켠에 남아 있네요.




덤: 그 1번 후보 이름은 박주천입니다. 그때가 아마 3선때였던 것 같네요. 그 후로 비리 걸려서 짤리고 학교 찍고 왔나 그럴 겁니다.
덤2: ghistory님의 덧글로 연도 정정합니다.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니..

덧글

  • Dead_Man 2012/12/30 22:24 # 답글

    그당시 국회의원 유세 네거티브는 민주당 종특이고 뭐고가 아니라 일일히 이슈가 안될뿐이지 웃음 나올정도였죠...

    발가락 잘려서 군대 안간 상대후보 비방하니까 뒤에 후보가 양말벗고 자기 발가락 보여주는등 [..]
  • Allenait 2012/12/30 22:26 #

    하기야 그랬죠(...) 그런거 보면 정치가 그래도 좀 발전하는게 맞는 모양입니다.
  • ghistory 2012/12/30 22:29 # 답글

  • Allenait 2012/12/30 22:41 #

    1. 98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가 중학교 2학년때라서요.

    2. 역시 타 분야에서 유명한 양반이 정치 하겠다고 무리수 던진 케이스 중에 안 망가지는게 있나 모르겠네요.
  • ghistory 2012/12/30 23:01 # 답글

    3.

    청년진보당:

    1) 현재는 구 진보신당과 합당하여 소멸한 사회당의 전신입니다. 사회당은 주요 전국선거 때마다 참여하였다가 참패하여 정당등록을 취소당하였다가 명칭을 조금씩 바꾸어가면서 존재하였습니다.
    2) 사회당은 남한의 공식 정치과정들에 참여한 급진좌파 정당들 가운데에서 처음부터 북한 지배체제 반대를 주요 목표들 가운데 하나로 표방한 정당이었습니다.
    3) 2000년도 국회선거 당시에 청년진보당은 프로파간다를 수행하려고 서울특별시의 국회 선거구들 모두와 인천광역시의 국회 선거구 1개에만 후보들을 참여시켰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참패하였습니다.
    4) http://ko.wikipedia.org/wiki/%EC%82%AC%ED%9A%8C%EB%8B%B9_(%EB%8C%80%ED%95%9C%EB%AF%BC%EA%B5%AD,_1998%EB%85%84)

    4.

    '14년쯤'→'12년 이상'.

    5.

    박주천 맞습니다.
  • Allenait 2012/12/30 22:43 #

    3. 역시 그랬군요. 하기야 지금이면 몰라도, 그때 그렇게 증오와 분노를 쏟아 낼 경우 그 당시 반응은 뻔합니다.

    4. 98년 기준으로 14년쯤 된거죠.

    5. 마포 을에서 이것 저것 많이 한 양반입니다만 결국 비리로 망했고 그 후로 강용석이 들어왔죠.
  • ghistory 2012/12/30 22:53 # 답글

    6.

    1998년은 지방선거들을 실시한 해이고, 2000년이 국회선거를 실시한 해입니다.
  • Allenait 2012/12/30 23:00 #

    그런가요. 오래 전 일이라 헷갈린 모양이군요
  • 대한민국 정치가요 2012/12/30 23:25 # 삭제 답글

    그렇게 물고 물리는게 어쩌면 대한민국 정치사에 발목을 잡은거죠

    사실 상대후보가 몇천억을 먹던말던 자기는 자기 공약을 이야기해야 오래가는건데..

    하긴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니군요.. 세계 어느나라 가도 상대후보가 그럼 당장 공격해야죠 ㅋㅋ
  • Allenait 2012/12/30 23:32 #

    그래도 정치깡패가 설치던 시대가 지나가서 다행입니다.
  • 대한민국 정치가요? 2012/12/30 23:28 # 삭제 답글

    근데 주인장 마포 을 사세요? 전 마포 갑 사는데 ㅋㅋㅋㅋㅋㅋ

    왜 이번에 정청래 됐는짘ㅋㅋㅋ 정말 이해안갑디다..
  • Allenait 2012/12/30 23:32 #

    글쎄요 어쩌다 그 양반이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그냥 학원 원장이나 하지..
  • 대한민국 정치가요? 2012/12/30 23:34 # 삭제

    전 마포을 지역인 지금 없어진 상수동 살다가 마포 갑 신수동으로 이사왔죠..토박이..

    박주천은...박주천 얼굴찍힌 스크루 드라이버 공구세트 아직도 쓴답니다 ㅋ
  • Allenait 2012/12/30 23:38 #

    그거 말로만 듣던 건데 진짜 있는 거였군요

  • 대한민국 정치가요? 2012/12/30 23:41 # 삭제

    사실..여당이나 야당이나 안뿌리면 안되던 시절이 있었어요..

    정치풍토가 사실 그렇죠 뭐..박주천 이 양반 이 세상 갔던데 정치자금 관련해서

    당사자만 욕할꺼 아니예요..한번 엮이면 돌이킬수 없는게 조폭이던 정치던 그런 바닥이잖아요 ㅋ

  • Allenait 2012/12/30 23:47 #

    그렇죠.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그때에 비하면 세월이 좋아지긴 했네요. 지금은 오히려 그런걸 신고하라고 권장하는 시대니까요
  • ghistory 2012/12/31 23:48 # 답글

    7.

    '그때가 아마 3선때였던 것 같네요':

    1) 박주천은 2000년 국회선거에서 당선하여 3선 국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2) http://www.rokps.or.kr/profile_result_ok.asp?num=192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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